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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말을 못 하게 되었다면

살면서 내가 장애인이 될거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을까요?



장애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아이가 목소리를 갖지 못하거나,


말을 하지 못 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요.



저도 장애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갖게되면서,


‘이 세계’에 입문하여 알게되었습니다.



아, 이렇게나 많은 아이들이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구나.



장애아이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이런 것이구나.



어느 한 날은 이들의 삶이 너무 무겁고 힘들게 느껴져,


그 가운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는 것 같아서


치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보통 삶과 죽음의 최전선을 생각하면


전쟁과 가난, 의사, 질병, 재난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한국인에게는 다소 먼이야기.



그런데 삶과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란 것을


이 직업을 갖게 되며 보고, 느끼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갑자기 경기를 하고


부모님은 아이와 함께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고


잠을 자다가 평온히


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추운 겨울날


하늘의 별이 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일상이 되는 곳.



평범하다 일컫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은 다른 리듬을 갖고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


보통의 삶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군데군데, 숨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알게되었죠.



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다.



장애는 어느 누구도 예방 할 수 없는 ‘뜻 밖의 일’이다.


그래서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래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장애는 평범한 것이다.


삶과 죽음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듯이.





사람들의 대화 가운데 사용되는 비속어나


차별적인 발언들에 예민해진 것은


그때부터였어요.



장애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알게 모르게 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오해했던 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죠.



그리고 무지함은 잘못이 아니라고,


한동안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무지함을 의심해보지 않은 것은


제 오만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어치료사로 공부를 하는 순간조차


장애아이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장애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배운적이 없었다는 핑계


누군가 알려준 적 없다는 변명 이전에


내가 그어 놓은 경계를 벗어나


그 이상의 삶에 관심을 갖지 않던 내 태도



타인의 삶, 약자를 돌아보지 않는 삶을 살던 나



나는 잘 살고 있다는 착각,


나와 장애는 상관이 없다는 오만.





언젠가 대학교 시절


동아리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동정’은 타인의 고통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동태’이고


‘연민’은 타인의 입장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능동태’라고요.



글을 적는 오늘에서야 그날의 말씀을 통찰합니다.



인간을 향한 연민은


누군가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는 수동이 아닌,


아무 관계 없는 내가 먼저 발 걸음을 떼야하는 것이었어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누군가 강요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앞서가는 거였어요.



만일 우리들의 이야기가


약자들의 이야기가


알고리즘을 통해


장애와 전혀 무관한 분들께 닿았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이 넘치는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말을 하지 못하게 될 때


또는 자세히, 상세히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기술이 부족할 때


우리는 말을 보완하고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것을 보완대체 의사소통이라고 합니다.



수화를 언어처럼 사용하는 것


글씨를 적어 의견을 전달하는 것


그림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것


음성출력 앱으로 내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 모두,



보완대체 의사소통입니다.



온 의사소통 학교 첫 째주 과제는


의사소통 체험단이었습니다.



말을 못하는 아이의 입장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이가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려면


어떤 과정과 단계들이 필요한지를


직접 체험해보았습니다.



의사소통 체험단 모두가 같은 결론에 닿으면 참 좋겠습니다.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나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나의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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