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재활사가 자폐 아이들과 산에 가는 이유
- onfcommunication
- 2025년 12월 29일
- 1분 분량
언제나 ‘정상’을 요구하는 세상에서,
위를 바라보고 올라가기만 하는 장애 아이들에게
너희의 두 발로 정상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는 경험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 광경을 아이들과 함께 바라보는 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이로움이에요.
—
“얘네들은 정상 어려워요. 계단이 엄청 많고 힘들어요“
제주에는 오름이 있습니다. 그중 거문오름은 일년에 오픈되는 횟수가 정해져있습니다.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예약을 하고 다녀왔죠. 약 1년 간의 여정, 오름 7기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매표소 직원분들은 걱정을 하셨습니다.
극구 어렵다고 말리는 분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하나였어요.
“네. 알아요. 괜찮아요. 그런데 저희 아이들 할 수 있어요“
이말을 내뱉는 순간 단 한점의 의심도 들지 않았다는 사실에 저도 놀랐지뭐에요.
’아, 내가 정말로 이 아이들을 신뢰하고 있구나.‘
우리는 비록 숲 해설을 들으며 사람들과 같이 걷지는 못하였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정상에 올라갔다 다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내려와서 만난 직원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쟤네 대단한 아이들이야”
—
누구나 성장의 과정은 어렵고
누구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너만이 너의 걸음을 결정할 수 있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네가 의지를 보인다면 나는 도와줄 것이라고,
그게 아이들에게 언어치료를 하기 이전에
가르쳐야 하는 보편적 교육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넘어져도 일으켜주지 않아요.
땅을 집고 일어나는 방법을 알려주죠.
아이가 거부한다고 걸음을 멈추지 않아요.
싫은 것을 이겨내고, 해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요.
꾸준함과 반복으로, 언제나 훈련의 끝은 성취를 갖게 합니다.
내가 해냈다는 것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해요.
—
치료실에서는 독립적인 의사소통을 가르칩니다.
스스로 사물을 가져오고, 스스로 표현하는 기술들을 가르치죠.
하지만 언어재활사의 역할이 단지 ‘기능’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매순간 느낍니다.
아이의 마음을 언어로 해석하고 표현하도록
의사소통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곧 의사소통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언제나 삶의 현장에서 사용되어야 하므로,
우리는 또 다시 밖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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